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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합기도 후기

40대 여성의 운동 분투기(1) : 운동하는 아줌마

40대. 

여성.

운동하기 참 좋은 때이다. 

동시에 

운동하기 참 애매한 생활을 이어간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45일간 계속되었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드디어 종료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오는 건 아니고. 6일부터는 조금 더 완화된 모습의 '생활 속거리두기' 지침이 권장된다. 개개인이 지켜야 할 위생수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반면 그동안 자제했던 각종 행사와 모임이 재개되고 경제/사회 면에서 좀 더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그 말인즉슨... 이제 슬슬 도장에 나갈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소독을 하고, 자기 자신과 옆 사람의 컨디션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테지만. 마음의 짐을 덜고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키도를 배우러 갈 수 있겠다.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보자. 기분 좋으니, 어떻게든 운동을 하겠다고 고군분투하는 40대 여성의 이야기를 좀 늘어놔보자. 일기장에 쓰는 수다. ㅋㅋ


거리두기 상황에서는 어떻게 운동을.

​저녁 아이키도를 쉬는 몇 달 동안, 체중이 5㎏ 정도 늘었다. 그것도 순수하게 체지방으로만. 다리 깁스하느라 몇 달 쉬고, 다시 도장 나가면서 몸 좀 풀리는가 싶다가 코로나 때문에 다시 몇 달을 쉬었다. 깁스 몇 달은 목발 짚고 다니는 것만 해도 벅차서 운동을 할래야 할 수가 없었다. 코로나 몇 달은 집에서 아이들과 씨름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폭식과 1일 1아이스크림으로 풀었고. 동시에 운동량은 점점 0에 수렴... 그랬더니 순수하고도 영롱한 체지방을 끌어모으게 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체중이나 체지방률이 어느 한계선에 다다르면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예전에 퇴행성 디스크 관련 시술을 받은 이후부터 그런다. 체중보다는 체지방률이 허리 통증 타이밍과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기도. 체지방률이 어느 수준보다 높게 올라가 있음을 확인했을 때는 이미 자세가 무너져있고 허리와 무릎이 슬슬 아파오기 시작. 미련하게 이 시기를 그냥 넘겨버리면 어느 순간 '억!' 하면서 드러눕는 결말로 치닫게 된다. 

​때문에 나는 체중과 체지방률에 꽤 민감한 편이다. 둘 다 상당히 끌어내린 최근 몇 년 동안은 허리 통증을 거의 잊고 지냈다. '내가 언제 허리가 아팠다고!!' 큰소리 뻥뻥 치면서 신나게 돌아다녔지. 허리 아래로 마비된 채 사설 구급차를 타고 강남대로를 질주하던 날이 분명 있었는데. 

​한계선을 향해 치닫는 체지방률도 문제고, 무거워진 몸에 올라탄 피로감도 싫고, 무엇보다 땀 흘리지 않으니 점점 사람이 소극적이고 우울해지는 것 같아 갑갑했다. 안 되겠다 싶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둘러보다가 평일 저녁 아파트 계단 오르기부터 시작. 처음에는 14층까지 한 번만 올라가도 다리가 후들거리고 숨이 차올랐다. 옥상 비상계단이 천국으로 향하는 계단인 줄?! 계단 몇 번 오르고는 집으로 돌아와 쓰러져 곧바로 꿀잠... 지금은 거듭 여섯 번을 올라간 후 집으로 돌아와 본 운동을 시작한다. 14층 곱하기 6이 본 운동 전 유산소의 개념이 된 것이다.

​본 운동은 주로 맨손 근력운동이다. 어느 날은 홈짐 유튜버의 프로그램을 따라 하기도 하고 어느 날은 운동 앱이 추천해 주는 동작들을 하기도 한다. 예전에 헬스장 쫓아다니며 트레이너 샘께 배웠던 것들, 우러러보는 어느 블로거님의 운동 책을 참고하여 내가 이것저것 동작을 짜기도 한다. 

​사실... 처음 시작할 무렵엔 동작을 짠다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순식간에 체력이 바닥났다. 스쿼트 20×3에 바로 탈진.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 더 이상 뭘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점점 '어, 더 해도 되겠는데?'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그렇게 플랭크도 하나 붙고, 크런치도 좀 붙고, 어느 날은 상체 운동도 붙고 하면서 지금은 적당히 땀 흘리고 적당히 힘든 정도의 운동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아직 근력운동의 ㄱ자도 모르는 초보임은 당연.

​아직 안심할 수준으로 체지방률이 떨어지진 않았다. 체중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근육에 힘이 붙은 느낌은 확실히 든다. 자세도 바르게 잡혀가고, 피로감이 꽤 줄었다. 체지방률을 얼른 낮추고 싶으면 식이조절을 병행해야 하는데 워낙 잘 먹고 잘 소화시키는 체질이라 그건 좀 ㅎㅎ 그래도 운동을 다시 하고부터는 폭식과 1일 1아이스크림의 림보에 빠지진 않고 있다. 이것도 운동의 효과 중 하나다. 


© all_who_wander, 출처 Unsplash

그런데... 운동, 꼭 해야 할까?운동이 뭐길래?

​입 밖으로 표현하지는 않아도 이런 생각을 하는 동년배 여성들이 꽤 있는 것 같다. "에이 무슨 운동~ 난 그냥 이렇게 살다 죽을래~" 손사래를 치며 호탕하게 웃는 그녀는 붙임성 좋고 친절한 사람. 호탕한 웃음 끝에 이렇게 되묻는다. 아가씨 때처럼 몸매 가꿀 것도 아니고 무병장수하며 살 욕심도 없는데 꼭 힘들게 운동을 해야 해? 일하고 살림하고 그렇지 않아도 바빠 죽겠는데 언제 팔자 좋게 운동을 다녀? 

​막연히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걸 결심과 실천으로 이어가기가 너무나 어려운 경우도 있다. "운동을 하면 좋기야 하겠지, 하고도 싶고......" 그러나 쏜살같이 흘러가는 하루, 각종 업무와 역할은 나에게 운동하러 잠시 멈출 틈을 주지 않는다. 이미 많이 피곤하고, 지쳤고, 얼른 쉬고 싶을 뿐이다. 게다가 아직 신경 써야 할 일,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이 남았다. 이런 와중에 운동이라니. 

​사실, 모두 내 이야기다. 나는 운동을 정말 싫어했다. 할 수만 있으면 숨쉬기 운동조차 생략하며 살고 싶었던 인간이 바로 나다. 가만히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눈만 데굴데굴 굴리고 있어도 세상 사는 게 얼마나 피곤한데, 도대체 왜 힘들게 사지를 휘두르고 심장에 과부하를 주느냔 말이지. 

​이런 나에게 찾아온 허리 디스크는 아마도 운명이자 필연일 듯. 희박한 운동량에 좋지 않은 자세로 지내며 나빠진 허리 컨디션이 첫아이 출산 이후 바닥을 보였다. 20킬로 넘게 불었다 줄어든 체중, 더 줄어든 근육량, 나빠진 자세, 반면에 급격히 늘어난 노동량(육아+살림)의 결과... 첫아이 돌 때쯤 쓰러져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아마 아이 목욕시키다 허리를 삐끗한 것 같은데, 그길로 하반신에 감각이 없었다. 당연히 활동도 불가.

​디스크가 터지기 직전이고, 많이 상했고, 신경에 문제가 왔다고 했다. 허리 전문이라는 강남의 큰 병원에서 시술과 입원 치료를 받고 겨우 감각을 되찾았다. 그때부터 나에게는 좋든 싫든 운동과 함께 하는 새로운 삶이 시작. (스스로 운동하지 않으면 돈 갖다 바쳐가며 물리치료사님과 함께 하게 됨) 허리 디스크라는 것이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정직한(;;) 물질이라 그저 살살 잘 달래가며 최대한 오래 제구실해주길 바라야 한다. 적당히 먹고 적당히 자고 적당히 운동하며 바른 자세로 살려고 애쓰는 수밖에. 마음도 곱게 먹을 것이고. 

​그 과정을 겪고 보니 내 삶에 운동이 달리 보인다. 체중과 몸매 관리를 위해 굶어가며 하던 20대의 운동이 아닌 다른 운동의 양상도 보인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쉬운 문제다. 40대 여성에게 왜 운동이 필요하냐고? 모든 인간에게는 운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휴식도 아니고 노동도 아닌 상태. 특정한 의도에 의해 특정 부위를 특정한 방식으로 거듭 움직이는 활동이 인간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신체의 활력을 유지하고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 순수한 활동 말이다.

​특히 40대 여성에게 운동은 '특별한 취미'나 '기호'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습관 같은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40대라면 신체의 성장, 재생, 활동 가능성이 이미 정점을 찍고 한참 하강 곡선을 그리게 되는 나이 아닌가. 게다가 출산과 육아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근골격량, 지구력, 정신력과 생활습관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아주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변화는 대체로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위협하는 것일 때가 많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내 몸은 이미 노화로 향하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라섰다. 내 뼈는 쑥쑥 자라며 단단해지는 대신 더 부러지기 쉬운 쪽으로 변해간다. 가만히 있어도 신진대사는 점점 꺼져가고 근육량은 급격히 줄어든다. 피부야 뭐...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눈물 좀 닦고 ㅠ_ㅠ) 이 컨베이어 벨트 위해서 슬금슬금 반대 방향으로 걷는 것,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오래 현재 위치에 머물거나 천천히 노화의 과정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그것이 운동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렇게 볼 때, 40대 여성인 나의 운동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다. 사교나 수익과 같은 목적을 위한 수단도 아니고. 할 일 없는 사람의 고상한 취미는 더더욱 아니지. 삶과 늘 함께 하는 동반자고 몸에 밴 습관과 같은 것이어야 한다. 너무 어렵고 거창하게 다가갈 것이 아니라 거침없이 쑥 한 발 들여놓고 엎치락뒤치락 뒹굴며 끌어나가는 것.


'운동하는 여자', '여자의 운동'에 관한 책들

​최근 몇 년, '운동하는 여자' 혹은 '여자의 운동'에 관한 책이 여러 권 눈에 띄었다. 무척 반가웠다. (여자라면 특히) 왜 운동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에 관해 내가 지금까지 적은 내용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잘 정리되어 있다. 아래는 그 가운데 일부를 나열한 것이다. 다 읽지는 못했고 몇 권 골라 읽었다. 나에게 재미있기로는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가 으뜸이었다. <마녀체력>은 실제 도움이 많이 됐다. 

​​

 

 마녀체력 

저자 이영미
출판 남해의봄날
발매 2018.05.20.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저자 김혼비
출판 민음사
발매 2018.06.08.

 

 운동하는 여자 

저자 양민영
출판호밀밭
발매 2019.03.08.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저자 고영
출판 카시오페아
발매 2019.12.27.

 

 여자가 운동을 한다는데 

저자 이은경
출판 클
발매 2020.04.16.


내 이럴 줄 알았어... 본격적으로 도장 나가기 전에 짧게 수다나 풀어보자 했는데 또 이렇게 길어졌어... 분량의 압박이 있으니 더 쓰고 싶은 내용은 다음 글에 이어서 쓰기로 한다. 집에서 운동할 때 도움을 받았던 책과 홈짐 프로그램, 헬스장에 나가서 운동할 때 신경 쓰면 좋은 점 등을 또 수다로 풀어볼 생각. 그런데 수다 떨다 보면 일기 내용이 어디로 흘러갈지는 나도 몰라...;;;

​두 번째 분투기는 여기.

https://blog.naver.com/withye06/221958140959

[아이키도일기] 40대 여성의 운동 분투기(2): 나에게 맞는 운동 찾기

 

​ 출처 : https://blog.naver.com/withye06/22194799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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